경쟁사가 없습니다, 이 한마디가 IR피칭에서 투자자 신뢰를 무너뜨리는 이유
IR피칭 자리에서 경쟁사 슬라이드가 나오면, 유독 자신 있게 이렇게 말하는 대표님들이 있어요.
"저희 같은 서비스는 시장에 없습니다. 경쟁사가 없어요."
스스로는 차별화를 강조하려던 말인데요.
정작 투자자의 표정은 밝아지지 않아요.
오히려 그 순간부터 질문의 강도가 세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왜 투자자는 이 말을 좋아하지 않을까요?
투자자 입장에서 '경쟁사 없음'은 두 가지로 해석돼요.
첫째, 시장 조사를 제대로 안 했다는 신호로 읽혀요.
둘째, 시장 자체가 작거나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는 신호로도 읽혀요.
어떤 사업이든 완전히 똑같은 경쟁사는 없을 수 있어요.
하지만 고객의 예산과 시간을 두고 경쟁하는 대안은 반드시 존재해요.
기존 방식, 유사 서비스, 심지어 '그냥 안 하기'도 경쟁 상대가 될 수 있어요.
그래서 '경쟁사가 없다'는 말을 들은 투자자는 이렇게 생각해요.
'이 팀은 시장을 좁게 보고 있거나, 경쟁이라는 개념 자체를 준비하지 못했다.'
한 문장이 시장 이해도 전체를 의심하게 만드는 거예요.
나쁜 예와 좋은 예로 비교해볼게요
나쁜 예:
"저희는 유일한 솔루션이라 직접적인 경쟁사가 없습니다."
좋은 예:
"현재 고객들은 이 문제를 A방식이나 B서비스로 해결하고 있는데요.
저희는 처리 속도와 비용 구조에서 다른 접근을 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 문장은 판단을 투자자에게 미룬 채 끝나요.
두 번째 문장은 시장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 왜 이 포지션을 선택했는지까지 한 번에 보여줘요.

포지셔닝 슬라이드는 두괄식으로 구성하기
경쟁 분석 슬라이드를 만들 때도 순서가 중요해요.
결론부터 말하고, 그 다음 근거를 붙이는 방식이 훨씬 설득력 있어요.
① 결론: 우리는 어떤 포지션에 있는가
② 근거: 그렇게 판단한 기준(가격, 속도, 대상 고객, 기술 방식 등)
③ 향후 계획: 이 포지션을 어떻게 지켜나갈 것인가
예를 들어 이렇게 답할 수 있어요.
"저희는 저가 대량 시장이 아니라 중소형 사업자를 위한 프리미엄 자동화 시장을 타겟하고 있습니다.
기존 대형 솔루션은 도입 비용과 학습 곡선이 높아서 이 구간의 고객을 놓치고 있는데요.
저희는 이 공백을 초기 세팅 없이 바로 쓸 수 있는 구조로 채우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이 구간에서 쌓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상위 시장까지 넓혀갈 계획입니다."
결론이 먼저 나오고,
판단 근거가 이어지고,
마지막에 방향성까지 담겼죠.
이 순서만 지켜도 즉흥적으로 대답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아요.
또 포지셔닝 맵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가격과 기능, 혹은 속도와 전문성처럼
두 개의 축을 정해서 우리 서비스와 대안들이 어디에 위치하는지 시각적으로 보여주면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 훨씬 빠르게 이해시킬 수 있어요.
이때 축은 우리에게 유리하게만 그리지 않는 게 중요해요.
지나치게 유리한 맵은 오히려 투자자에게 편향된 자료라는 인상을 줄 수 있거든요.
결국 경쟁 분석 슬라이드에서 투자자가 확인하려는 건 경쟁사의 존재 여부가 아니에요.
창업자가 시장을 얼마나 냉정하게 보고 있는지,
그 안에서 왜 하필 이 자리를 선택했는지를 보는 거예요.
경쟁이 없다고 말하는 대신,
경쟁 구도 안에서 우리가 서 있는 자리를 명확히 설명하는 것.
그 차이가 투자자의 신뢰를 가르는 지점이라고 볼 수 있어요.
IR피칭을 준비하고 계신다면 경쟁 분석 슬라이드부터 한 번 다시 점검해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다음 글에서는 재무 슬라이드에서 자주 나오는 실수들도 정리해볼게요. 화이팅입니다 :)
이미지 출처
티엔티스피
Pexels · RDNE Stock project
Pexels · Artem Podre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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