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규모(TAM/SAM/SOM) 부풀리면 무너지는 IR피칭, 숫자가 클수록 의심받는 이유

IR피칭 자료를 보다 보면 유독 시장규모 슬라이드에서 숫자가 커요.

'저희 시장은 5,000억 규모입니다', 

'글로벌 시장은 10조원 규모로 성장 중입니다' 같은 문장, 정말 자주 보이는데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이 숫자가 클수록 투자자 표정이 좋아지지 않아요.

오히려 그 순간부터 질문이 날카로워지죠.

왜 이런 일이 반복될까요?





① 왜 큰 숫자가 오히려 의심을 부를까

투자자는 하루에도 여러 건의 피칭을 검토합니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이 숫자, 어디서 나온 거지?'라는 질문이 먼저 떠올라요.

출처 없이 큰 숫자만 제시되면, 그 순간 신뢰도는 숫자 크기와 반비례하게 됩니다.

특히 TAM(전체 시장)만 부풀려 제시하고 SAM(유효 시장)과 SOM(획득 가능 시장)으로 좁혀가는 논리가 없는 경우가 많아요.

이건 '우리 사업이 큰 시장에 있다'는 말이지, 

'우리가 그 시장에서 얼마를 가져올 수 있다'는 말이 아니거든요.

투자자가 궁금한 건 후자입니다.


② 전형적인 실패 패턴 세 가지

실수 1. 탑다운 방식만 사용하는 경우

'전 세계 반려동물 시장은 300조원' 같은 거시 통계 하나만 인용하고, 자사 서비스와의 연결고리를 설명하지 않는 패턴이에요.

이 방식은 시장의 존재는 증명하지만, 우리 회사의 몫은 증명하지 못합니다.


실수 2. 근거 출처를 밝히지 않는 경우

숫자 옆에 출처 표기가 없거나, 출처가 있어도 연도와 조사 기관이 빠져 있는 경우가 정말 많아요.

투자자는 그 숫자가 2~3년 전 자료를 그대로 복사해온 건 아닌지부터 의심하게 됩니다.


실수 3. SOM을 현실적인 숫자로 제시하지 못하는 경우

SOM은 '지금 우리가 실제로 확보할 수 있는 매출' 규모여야 하는데, 여기서도 TAM만큼 큰 숫자를 그대로 옮겨 적는 경우가 있어요.

초기 스타트업이 '3년 내 SOM 1조원'이라고 말하면, 투자자는 사업 전략이 아니라 대표의 현실 감각을 의심하게 됩니다.




실제 피칭 현장에서 나오는 대사로 비교해볼게요.

나쁜 예:

"저희가 타겟하는 시장은 글로벌 10조원 규모로, 이 중 1%만 확보해도 1,000억원 매출이 가능합니다."

이 문장을 들으면 투자자는 곧바로 이렇게 되묻습니다.

" 1%는 왜 확보 가능하다고 보시나요? 근거가 있나요?"

대답할 근거가 없으면, 이 슬라이드 하나 때문에 전체 피칭의 신뢰도가 떨어져 버려요.


좋은 예:

"국내 관련 시장(SAM)은 OO 기관 통계 기준 약 2,000억원 규모이고, 저희는 그중 B2B 채널에 집중해 3년 내 SOM 30억원을 목표로 합니다. 현재 계약 논의 중인 거래처만으로도 연 매출 5억원 규모의 파이프라인을 확보한 상태입니다."

숫자는 훨씬 작지만, 이 문장이 훨씬 신뢰를 얻습니다.

왜냐하면 근거, 채널, 현재 진행 상황까지 하나의 논리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에요.



③ 신뢰받는 시장규모는 이렇게 만들어집니다

시장규모 답변도 결국 두괄식 구조를 따라야 해요.

결론(SOM 숫자) → 판단 근거(어떻게 그 숫자가 나왔는지) → 향후 계획(어떻게 확장할지) 순서로요.


예를 들어 이렇게 답할 수 있어요.

"저희 SOM은  올해 5억 원, 3년 이내 30억 원입니다. 
현재 확보한 B2B 파이프 라인과 유사 업종 평균 계약 단가를 근거로 산출했고, 이후 유통 채널을 하나씩 늘려가며 시장 점유율을 순차적으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결론이 먼저 나오고, 그 뒤에 근거와 계획이 자연스럽게 이어지죠.

탑다운 통계와 바텀업 계산을 함께 제시하는 것도 방법이에요.

탑다운으로 시장의 크기를 보여주고, 바텀업(고객 수 × 단가 × 구매 빈도 등)으로

'우리가 실제로 확보 가능한 숫자'를 증명하는 방식이죠.

두 방식이 서로 맞아 떨어질 때, 투자자는 그 숫자를 신뢰하기 시작합니다.

마지막으로 이 내용을 표로 정리해봤어요.

| 구분          | 흔한 실수                                 | 신뢰받는 방식 |


| TAM 제시 | 출처 없는 거시 통계만 인용       | 기관/연도 명시한 근거 통계 활용 |


| SAM 제시 | TAM과 구분 없이 뭉뚱그림       | 타겟 채널·고객군 기준으로 명확히 좁힘 |


| SOM 제시 | TAM 대비 임의 비율(1%, 5%)만 적용 | 현재 파이프라인·계약 현황 기반 산출 |


| 산정 방식 | 탑다운만 사용                            | 탑다운 + 바텀업 교차 검증 |


시장규모 슬라이드는 '우리 시장이 얼마나 큰가'를 보여주는 자리가 아니에요.

'우리가 그 시장에서 얼마를 가져올 수 있는가'를 증명하는 자리입니다.



숫자를 줄이더라도 근거를 채우는 쪽이, 결국 더 큰 신뢰로 돌아온다는 것 잊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다음 피칭 준비하실 때 이 부분 한 번 더 점검해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화이팅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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