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피칭 자금사용계획 슬라이드, 퍼센트 배분표만 보여주면 투자자가 불안해하는 이유
IR피칭 자료를 보다 보면 꼭 마지막 즈음에 등장하는 슬라이드가 있어요.
바로 Use of Funds, 자금 사용계획 슬라이드인데요.
제품/R&D 40%, 마케팅 30%, 인건비 20%, 운영비 10%.
이런 식으로 원그래프 하나 띄워놓고 넘어가는 경우, 정말 많으시죠?
문제는 이 슬라이드가 투자자에게 안정감을 주기는커녕, 오히려 의구심을 키운다는 거예요.

왜 퍼센트만으로는 부족할까요?
투자자가 Use of Funds 슬라이드에서 진짜 확인하고 싶은 건 '돈을 어디에 쓸 건지'가 아니에요.
'이 돈을 써서 어떤 결과를 언제까지 만들어낼 건지'를 보고 싶은 거예요.
퍼센트 배분표는 전자만 답하고 후자는 아예 답하지 않아요.
그래서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런 질문이 자연스럽게 따라붙어요.
'마케팅에 30%를 쓴다고 하셨는데, 그래서 몇 개월 안에 어떤 지표가 어느 정도 움직이나요?'
이 질문에 바로 답하지 못하고 머뭇거리는 순간, 투자자는 숫자 자체가 아니라 대표님의 실행 계획을 의심하기 시작해요.
자금 배분이 치밀한 계산이 아니라 관성적인 분류였다는 인상을 주기 때문이죠.
나쁜 예와 좋은 예로 비교해볼게요.
나쁜 예:
"저희는 투자금의 40%는 R&D, 30%는 마케팅, 20%는 인건비, 10%는 운영비로 사용할 계획입니다."
좋은 예:
"이번 투자금 중 40%는 올해 4분기까지 핵심 기능 2가지를 출시하는 데 쓰입니다. 이 기능이 출시되면 현재 월 재방문율을 다음 단계로 끌어올릴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고요. 나머지 30%는 이 기능 출시 이후 3개월간 유입 채널 테스트에 집중 투입해, 가장 효율 좋은 채널을 찾아 다음 라운드 투자 유치 근거로 삼을 계획입니다."
같은 비율이지만 전달되는 정보의 질이 완전히 달라요.
좋은 예는 '왜 이 비율인지'와 '그다음에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까지 포함하고 있거든요.

그럼 어떻게 설계해야 할까요?
자금 사용계획을 마일스톤과 연결할 때는 아래 순서로 정리하시는 걸 추천드려요.
① 투자금 집행 전, 앞으로 12~18개월 동안 반드시 달성해야 할 마일스톤부터 3~4개로 정의합니다. (예: 핵심 기능 출시, 유료 전환율 특정 수치 달성, 해외 파트너십 체결 등)
② 각 마일스톤을 달성하기 위해 실제로 투입돼야 하는 자금과 기간을 역산합니다. 퍼센트를 먼저 정하고 항목을 끼워 맞추는 게 아니라, 마일스톤이 먼저고 그다음에 숫자가 따라오는 순서예요.
③ 마일스톤 달성 시점과 자금 집행 시점을 타임라인 위에 함께 표시합니다. 한 장의 슬라이드 안에 '언제, 얼마를, 무엇을 위해, 그래서 어떤 결과'까지 보이게 하는 거예요.
이렇게 구성하면 투자자가 질문을 던지기 전에 이미 답이 슬라이드 안에 들어 있는 상태가 돼요.
질문이 줄어든다는 건, 그만큼 신뢰가 이미 전달됐다는 뜻이기도 하고요.
정리하면 이렇게 구분해볼 수 있어요.
구분 | 특징
퍼센트 배분표만 제시 | 항목별 비율만 나열, 실행 근거와 결과 예측 없음
마일스톤 연계 설계 | 자금-기간-목표-결과가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됨
이명신 IR피칭 멘토는 자금 사용계획을 짤 때 '이 돈으로 뭘 샀는지'보다 '이 돈이 어떤 변화를 만들었는지'를 보여주는 데 집중하라고 강조하는데요.
투자자는 지출 내역표가 아니라, 돈이 성과로 전환되는 과정을 보고 싶어 한다는 점을 늘 기억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숫자보다 중요한 건 그 숫자 뒤에 숨은 계획이고, 계획보다 중요한 건 그 계획이 결과로 이어진다는 확신이에요.
Use of Funds 슬라이드 한 장만 다시 들여다봐도, IR피칭 전체의 설득력이 달라질 수 있어요.
다음 발표 준비하실 때 한 번쯤 꼼꼼히 점검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응원할게요 :)
이미지 출처
Pexels · RDNE Stock project
Pexels · Felicity Tai
댓글
댓글 쓰기